깨달음이 있다고해서 발전이 있는건 아닌 모양이다. 아니면 그냥 나라는 사람 자체가 깨달음으로도 배움이 없는 것일까?
올해는 디지털기기와 마가 끼었는지 노트북 액정도 사망으로 바꾸게 되더니, 연이어 마우스도 먹통이 되고, 엊그제는 갑자기 스마트폰이 사망했다. 사전징후도 없이 갑자기 프리징이 일어나면서 무반응인채 30분을 켜져 있어서, 강제종료를 했더니 그대로 벽돌이 돼 버린 것이다. 망할 엘지폰…….. 이건 교통사고나 자연재해에 가까운 상황이다. 평소에 부지런을 떨었더라면 사진이라도 건질 수 있었을텐데… 데이터나마 백업할 수 있을까…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AS센터에 갔는데, 센터 기사님이 기도메타를 띄우며 기적을 바라셨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모든 것을 점검하고 CPU가 망가진 것으로 결론이 났다. 클라우드 백업은 왜 안하셨어요. 최선을 다했지만 회생불능이었다는 기사님의 원망과 위로를 뒤로한채…
당연히 로컬에 저장하는 앱데이터, 사진, 음성녹음, 클라우드에 저장되지 않은 모든 것들이 유실되었다. 허망하다. 십여년간의 기획서와 사진이 가득했던 외장하드가 망가졌을 때, 혹은 스마트폰 외장메모리칩에 저장한 사진들이 메모리칩 불량으로 다 날아갔을 때도 똑같은 마음이었는데. 나는 왜 백업을 게을리 하나.. 이 글의 바로 앞전 글이 백업에 대한 소고라는 점이 유머다. 그래도 2년전에 NAS를 들인 덕에 다 잃은건 아니라서 위안이 된다.
이제 고작(!) 2년하고 4개월을 써가던 중이었는데… 정말 짧은 생이구나. 너와의 악연도 이제 끝났나봐. 지긋지긋하게 드나들었던 AS센터. 너는 카메라 문제, 충전 단자 접촉불량 문제… 그렇게 방수폰을 두세 번 뜯어내게 하더니, 7월에 다시 충전 단자 한면 사망으로 근근히 쓰게하고 이제 완전 이별이네. 6월에 약정이 끝나고 헤어질 준비를 여러 번했으나, 그러질 못했다. 게으름인지 미련인지 모르겠지만…. 뭐랄까, 헤어졌다 만났다 다시 헤어지는 것을 반복하는 지루한 연애 같았다.
망할 엘지폰. 다시는 안사야지. 그런데 이건 병인가, 팬심인가, 애증인가…. 새로이 엘지폰을 사서 로켓배송중. 이젠 진짜, 백업 잘하고 착하게 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