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하다가도, 방금 뭐라고 했지?하고 되물을 때가 많다.
요즘 생활은 마치 진공상태인 듯 하다.
내가 기억하는 건 오늘 신문이 3개가 들어왔다는 것.
그 밖에 다른 것은 없다.

하이텔에 접속을 하고서 몇 시간째 계속 글을 남길 만한 곳을 찾아다녔다.
온라인에서 오래오래 고민하며 조울증에 걸린 내 자신에 충실할 수 있으면서
아무도 나에게 관심을 나타내지 않을 수 있는 곳.

늘 이 곳에서 접속을 끊었던 대로 습관처럼 sg790 1을 눌렀다,
만족스럽다. 여기는 나를 아는 사람도 별로 없을테니까…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 글도 곧 묻혀버릴테니 걱정 안해도 되겠지.

오늘은, 비가오고 몹시 어두운 아침으로 일과가 시작되었다.
평소같지 않게 여기저기 둘러도 보았다.
변화를 원하는 것은 아니었는데,
갑작스런 게시물 하나에 난 더욱 멍해져 버렸다.

언제나 그렇듯이 남들에게 말하기 싫어하는 내 존재.
내 이야기를 숨기는 너의 글들.
그리고 옛날 이야기속의 그녀의 이름
아직 이런 이야기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나는 너에게 뭐였을까?

– bombi76@hite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