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기억들.
일상을 깨우는 기억들.

아침을 먹고 편지함을 바닥에 쏟아부었다.
하루 하루 내 신체에서 떨어져 나가는 피부비늘처럼
기억에도 희미한 순간들의 비늘들.
그것들이 나의 감성을 깨우고 있다.

나만이 부를 수 있던 이름.
보드라운 머리카락에 얼굴을 부비었던 시간.
손을 잡고 걷던 거리들.
결별의 편지.

[운]이라는 친구는
과거의 어느 순간 내 앞에서 사라져 버렸고
지금 그녀는 내 방바닥에 엎드린채
우리 즐거웠던 시간을 노래하고 있다.

숱한 기억들.
기억의 일부를 쓰레기통에 던져 넣으면서
내 감성도 함께 던져진다.

닫혀진 내 마음 밖을 서성이며 노크하던 사람들의 편지들.
그리고, 닫혀진 그의 마음밖에서 서성이다 결국
심리적인 진퇴양난에 빠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부치지 못한 나의 편지들.

기억이란 그런 것이다.
너무나 쓸쓸하고 쓰라린 것.

– bombi76@hite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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