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듦에 대한 망상

10년전에 수술했던 오른쪽 엄지 손가락의 결절종이 재발하였다. 이번엔 왼쪽도 아픈 상황이다. 10년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 정도를 가지고 병원을 찾아가고 수술을 감행하는 호들갑을 떨지 않게되었다 것일 것이다.

스스로 정해둔 인생의 반환점을 돌고도 6년이 더 흐른 내 나이, 그리고 몇 년사이에 갑자기 나이들어보이는 부모님을 보면서 나이듦에 대한 생각을 한다. 이미 학부모가 되고도 남았을 나이에, 그들과 다른 길을 가고 있는 내 삶의 끝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매일 생각했던 일인데도, 그러한 내일에 대해서 한 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는 것처럼 너무나 생소하다.

아무런 목표를 세우지 않았던 1월이 지났다. 이 곳에는 어느덧 14년 동안의 디지털 기록이 쌓이게 됐다. 나이듦의 가속이 시작되니 오히려 덤덤해진 것인지 뿌듯함도 서글픔도 없다. 우울증도 많이 떨쳐졌다. 이걸 떨쳐내느라 몇 년이 걸린 것인지 모르겠다. 앓는 동안 그만큼의 인맥도 잘려 나갔으나 후회하지 않는다. 이제는 좀 즐겁게 살아도 되지 않을까? 내일은 숨쉬는 일조차 즐거울 수 있기를.

– 20대때의 일기처럼 깔깔거리는 글도 쓰고 싶은데. 힘들겠지? @A-R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