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의 유효기한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정리와 수납에 대한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이라는 책에서 주장하는 말이다. 아직 소용을 다한 것이 아님에도 쓸모의 기대치에 대한 미련을 떨치기 위한 방법이 ‘설렘’이란 말인가. 인생을 얼마나 설레게 살아왔나 곱씹어 보아도 그저그런 날들이 켜켜이 쌓여왔을 뿐이다. 인생을 아예 통째로 휴지통에 넣어야 하나. 공연한 우울감이 든다.

회사를 나온지도 벌써 1년반이 지났다. 개발사 생활 십여년중 전반부는 자신감이 없던 날들이 대부분이었고, 후반부는 상당수가 과중한 업무의 날들이었다. 매일 매일 퇴사하고 싶었던 날들이었다. 2년전에 회사 문을 박차고 나올때는 하고 싶었던 일들이 있었고, 회사가 써버리는 내 시간과 청춘에 대해서 꿈이 있었는데 그 설렘도 어느덧 완전히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이 낡는다. 나는 다시 일이 하고 싶어진다. 그런데 지금 회사로 돌아간다면 신입때의 첫마음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출근할 수 있을까? 내일 회사에 가고 싶어서 잠 못드는 그 날이 다시 올까? 이 감정은 새로울 것이 없다는 것을 아는 두려움이다. 지나간 시간을 곱씹는데에 설렘은 없을 것이다. 회사는 전남친처럼 그런 존재니까.

– 언제부터 공허함만 남았을까? @A-R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