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 카메론의 아티스트웨이를 처음 소개 받은 것은 2009년이었다. 미로님이 구글버즈에 소개해주었는데, 그때는 신기하다는 생각 뿐 한 번도 시도를 하지 않았다. 2015년에야 열심히 쓰는 콩두님께 감화를 받았는데 실제로 시작하게 된건 2016년 11월말이었다.  하지만 한 달은 고사하고 열흘만에 그만두었다.

변명을 하자면… 손글씨에 익숙하지 않아진 지금에는 모닝페이지가 좀 버거웠다. 아티스트웨이에서 권하는 모닝페이지는 3쪽을 적는 것이었는데, 이 3쪽이라는 건 노트의 크기에 따라 채워야 할 양이 천차만별이다. 아무리 찾아보아도 분량에 대한 자세한 언급을 찾을 수가 없었다. 차라리 몇자 라고 했으면 좀 명시적이었으련만… 작가의 블로그에 질문을 하면 답을 해줬으려나… 영알못이니 스스로 적당히 타협한 분량은 B5 크기의 노트 한 쪽에 빽빽하게 적는 것이었는데 이것조차 죽을 맛이었다. 대략 B5 한 쪽을 채우는데 30분 가량이 소요됐다. 나의 아침은 30분간 조용히 글을 쓰고 있을 만큼 고요하지 않았다. 그래, 그냥 다 핑계다. 무언가를 적는다는 건 좋지만 잘안되어서 이런 저런 변명을 길게 쓰는 상황… 모닝페이지에 익숙해지도 싶지만 잘안되는게 어쩐지 짜증이 난다.

오늘은 저녁을 먹고 포스트잇 뭉치와 노트북을 가지고 카페에 왔다. 정말 그야말로 생각나는 아무것이나 포스트잇에 하나 하나 적기 시작했다. 하고 싶은 것, 살 것, 해야할 것, 그냥 생각난 것, 좋아하는 것, 기분 .. 온갖 것을 낱말과 문장으로 적었다. 노트 세 쪽에 걸쳐 붙였다. 기분탓이지만, 왠지 뇌가 깨끗해진 것 같은 느낌이다. 왠지 뿌듯하네… 이걸 떼어다가 분류하면 뭔가 좀 정리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모닝페이지는 아니지만, 아무때나 할 수 있고 기분 전환에 좋은 것 같다. 미니멀 페이지라고 일단 이름 붙여놓고 종종 해봐야지.

– 5년전에 생각하던 것들이 그냥 그대로 다 있다. 성취란게 없는건지.. 사람은 안 변하는건지.. @A-R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