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작은 일들이 있었는데, 막상 회사를 그만 다녀야겠다고 결심하니 남은 시간이나마 기록을 해두면 좋겠다 싶다. 긴긴 시간을 개발사에서 보내면서 괴로웠던 일도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소소한 추억꺼리가 되겠지!

점심시간인데 입맛이 없어 사무실에 혼자 있다. 후임은 지난주에 신규 프로젝트 전담으로 배치되었고, 당장 대체 인력이 없어서 나는 1.5 버전을 준비하게 됐다. 패치 준비 기간동안 인계받을 사람을 구해야 하는 것이 과제.

이번주는 그간의 실적 부진에 대한 보고와 개선안 준비에 시간을 썼는데 나열하고보니 해야할 일이 너무 많은 것 같다. 레벨도 바꾸어야 하고 소소하게 BM모델도 손봐야 하고,  전투 및 재화 밸런스도 개선해야하는데 신규 컨텐츠까지 세 개나 할당되어 있고…  더구나 퍼블리셔인 액토즈에서 갑자기 해외버전 사업을 가져왔다. 문제는 이 모든걸 혼자 해야한다는 점이다. 나는 이 일을 두 달안에 해낼 수 있을까?? 일이 많은 것도 문제지만, 퍼블리셔인 액토즈 사업부에 휘둘려 깎아내고 덜어낸 기획이 얼마인데 원하는대로 고쳐준 내용들이 자승자박이 되어 책임을 추궁당하고 또 그들이 원하는 개발을 하게 됐다는게 더 싫다.

퍼블리셔에게 문서 쪼가리 하나 받은게 없는데 담당 사업PM들은 회의실에 앉아서 말로만 이래라 저래라.. 회의가 끝나고 자리에 돌아오니 액토즈는 사전 협의도 없이 iOS 버전을 업데이트 했다. DB패치를 해야하는데 데이터 테이블을 관리하던 후임은 조모상이어서 부재중이고… 개발실장과 서버 프로그래머들이 여차저차 해결했다. 
퇴근시간즈음 우리회사 사업PM이 내 옆자리로 옮겨왔다. 액토즈 사업부와 싸울때는 참 든든한 친구다. 오사카 여행을 간다면서 오자마자 연차를 내긴 했지만….

….아… 다시 일 생각으로 되돌아오니 패치 준비 목록도 뽑아야하고, 신규 컨텐츠 기획서를 써야하는데 하기가 너무 싫어.

– 싫어도 해 @A-R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