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샌들 밑창이 떨어졌다. 작년에 합정역에서 싼값에 샀던 샌들이었는데, 거짓말처럼 합정역에 도착하자 밑창이 덜거덕거리기 시작했다. 오히려 좀 일찍 떨어졌으면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신발을 갈아신고 왔겠지만, 회사로 가는 길 내내 짜증이 났다. 마트에 들어서 가죽용 접착제를 사서 사무실로 돌아와 자리에 앉았다.

책상을 닦으며 무심코 내려본 티셔츠가 왠지 엉망진창. 토마토 흔적… 아침에 토마토를 먹다가 흘렸나보다. 더 짜증이 났다. 덜거덕거리는 샌들을 끌면서 화장실에가서 티셔츠를 세탁한다.

퇴근하고 싶다. 퇴근하고 싶다. 젖은 티셔츠위로 회사 유니폼을 그냥 덧입고 엎드렸다. 왠지 싫은 하루다.

– 오늘만 이런걸거야 @A-R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