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를 살아서 좋은 점이 있다면, 큰 고민없이 내키는 곳에서 살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타 지역에 살면서 한 번쯤 살아보고 싶었던 과천은 막상 지내보니 한적하고, 조용하고, 불편한 곳이었다. 상권이 너무 작지만, 녹지가 훌륭해서 차라리 여기는 노년을 보내기에 좋은 도시이다.

사실 3년전에는 재개발로 소음과 먼지천국이었다. 그래도 한적함과 풀냄새의 매력에 이끌려 결국 살아보게 되었는데… 결론적으로 내집마련을 하기엔 너무 비싸고, 그 비싼 값을 감수하고 살기엔 불편이 컸다. 아마 앞으로는 지식정보타운 입주가 끝나면 상가가 많이 생겨나고 살기가 좀 편해질지 모른다. 제일 불편하고 먼지가 많았던 시기의 과천 살이를 했기에 특별히 좋은 추억은 없지만, 그래도 이 시기를 잘 기억해둬야지. 이사를 가려니 조금 아련한 마음도 든다.

안녕! 잘 있어라, 과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