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대충하게 된 원인이 뭐 였을까? 쫓기는 일정 탓이었을까? 취향에 안 맞는 게임 컨셉 탓일까? 제대로되지 않은 업무 분할 탓일까? 어느 것 하나 영향력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는 게이머를 기만한 나를 보게 되어 낯뜨거웠다.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라… 데이터 테이블을 고치려고 열어보니 이렇게 성능에 편차가 없는 아이템을 나열해놓고 고객에게는 각각 다른 값을 주고 사라고 했단 말인가 싶다. 대체 생각이라는게 있는 놈인지, 후임 새끼 면상을 갈기고 싶다. 그냥 게임기획일을 그만두라고 권하고 싶다… 그런데 결국 또 자책이 돌아온다. 나는 또 이걸 검수도 없이 상점에 올리도록 내버려뒀다. 엉망진창의 매출 원인은 딴게 아니라 거기 있을 뿐이다. 뭐 그래. 바빴고, 집중하기 힘들게 이 프로젝트 저 프로젝트 보고서를 써라 보고해라 들었다놨다 했던 환경은 있었어도 이건 정말 기본중의 기본인데….. 10년을 일했어도 나는 아직 멀었다.

– 그만둬야 하는건 나일지도 @A-R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