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이 어눌해간다. 생각이 흐르는대로 써보는 일기.

고3 때였나… 방황 한 것은 아닌데, 그렇다고 목표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일어나서 씻고 학교에 갔다가 자율 끝나면, 학원에 가고, 학원 수업이 끝나면 셔틀을 타고와서 씻고 잠드는 일과가 관성이었을 뿐이다. 졸음이 정수리 끝까지 꽉차 시계를 보면 새벽 2시. 학원 수업 시간이라 못 듣고 예약 녹음을 해뒀던 FM 인기가요를 들으며 잠이 든다. 선생님 말씀이 진행자 유영석만큼이나 귀에 쏙쏙 들어왔다면 공부를 잘했을텐데…

어느날 인가 진행자가 이렇게 말했다. 친구에게 문득 넌 내 편이지?하고 물었다고. 영문을 몰라하는 친구는 답을 하지 않았으나 홀로 위안을 얻은 질문. 그때는 그게 무슨 뜻이었는지도 몰랐지만, 이상하게 오랫동안 마음에 남았다. 그 후로도 그 뜻이 쉬이 와 닿지 않았으나 오늘은 어렴풋이 이해할 것도 같다.

어쩌면 혼자만의 싸움을 해야하는 누군가가 꼭 듣고 싶은 말일지도 모른다. 이것이 그저 나의 망상이고, 어쩌면 확대 해석일지 몰라도 그냥 말해주고 싶었다. 나는 네 편이라고. 이런 말 한 마디 걸치는 것이 조금은 힘이 될까… 그건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래도 나는 같은 편이야.